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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라쥐의 은퇴선언


누가 뭐래도 당대 최고의 윙백은 리자라쥐이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그의 플레이에 완전 사로잡혔던 나는 2002년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이보다 앞서 2001년 컨페드컵에서 그를 볼수 있었다. 당시 세계최고의 팀 프랑스가 대구에 오는 대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카메라 챙겨서 시간 맞춰 공항으로 나가보니 예상과는 달리 한산, 프랑스팀이 출구에 나타나도 사람들은 왠넘들이냐는듯 무관심. --; 수행원외에는 나와 한국기자 외국기자 다합쳐 고작 6-7명이었다. 그 넘들이 대체 어떤 괴물들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센스란..^^

그들이 무관심을 받아야했던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이름만대면 알만한 지단과 앙리가 빠졌다는 것. 그래서 2진들이라는 거였다. ㅎㅎ.

하지만 그때 대구공항에 나타난 선수들은 바로, 세계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패트릭 비에이라, 세계 최고의 윙백이자 프렌치팝스타 엘자의 남편인 비쎈테 리자라쥐, 별명이 '바위'인 드사이, 당시 세계축구 최고 유망주중 한명인 니꼴라 아넬카, 그 대회를 기점으로 정상급 미드필더로 거듭난 로베르 피레, 거기에 윌토르, 뒤가리, 조르카에프등등 세계축구를 주름잡던 별들이 줄줄이 있었었다. 아마 지금 정도의 해외축구붐만 있었어도 난리나지 않았을까..

어쨋거나 나는 그날 두명의 선수, 바로 니꼴라 아넬카와 비쎈테 리자라쥐를 보기위해 공항으로 간 것이었다. 하지만 무슨이유에선지 공항에서 그를 보지는 못하였고, 아넬카을 만나고 사진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결국 다음 한국과의 경기에서 직접 그를 관중석에서나마 볼 수 있었다. 경기 결과는 아시는대로
5-0 히딩크 스코어... 아넬카가 골을 넣었고, 비에이라의 그 믿을수 없는 중거리 슛, 난 이것들을 직접 보았으니 여한이 없다고까지 생각하기도...ㅎㅎ

리자라쥐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한다.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을 끝으로 우승제조기라는 별명을 뒤로한채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우상이 한명 더 생긴것이다.

누가 뭐래도 그는 당대최고의 윙백이다. 카를로스와 많이들 비교하지만 포지션을 윙플레이어가 아닌 '윙백'으로 한정짓는다면 무조건 리자라쥐이다. 그의 플레이에는 혼이 있다. 영역을 지키기위한 본능이 느껴지는 선수다. 그라운드에 어떤 일이 있어도 왼쪽뒤는 그의 구역이다. 상대가 누구든 그는 허용하지 않는다. 절대 약한 표정 짓지 않는다. 절대로 포기하지도 않는다.

가끔은 이선수가 한국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혼의 축구를 한다. 앞으로 그의 플레이를 볼수는 없겠지만 그는 여전히 '윙백의 교과서'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bigjo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