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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림화산(風林火山) - 야마모토 칸스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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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 림 화 산 !

요즈음 작년 한해동안 NHK에서 방영했던 '풍림화산'이라는 대하 사극을 몰아서 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의 중세 전국시대는 오다 노부나가 라는 사람이 전국통일의 기틀을 닦고, 임진왜란의 원흉 토요토미 히데요시 가 천하통일을 완성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가 통일된 일본의 기틀을 닦아 이후 300년간의 평화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을 넘어 중국과 인도까지 정복하려는 과대망상 환자였던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에서는 영웅으로 존경받고 있는 것이 피해자인 우리 입장에서는 껄끄럽지만, 어쨋든 그네들의 역사는 그네들의 역사고 저야 뭐 남의 집 족보 곁눈질하는 기분으로 어쩌다 보니 여기 이 '야마모토 칸스케' 라는 사람에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야기는 오다 노부나가가 본격적으로 천하를 호령하기 조금 전, 일본의 중세 성주격인 다이묘들이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와중에 몇몇 다이묘들이 두각을 나타내던 전국시대, 그중 현재의 토쿄 주변의 언저리인 관동지방의 패권을 다투던 유명한 다이묘 중의 한명인 '타카다 신켄'과 '우에스기 켄신' 두 라이벌의 세력다툼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타카다 신켄이 일본 전국시대의 대표적인 다이묘이기도 하고 그의 이야기 또한 파란만장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바로 타카다 신켄의 군사(軍師)인 야마모토 칸스케 입니다. 어릴때 앓은 천연두 때문에 다리를 절고, 한쪽눈이 보이지 않지만, 43세의 늦은 나이에 타카다 신켄의 군사로 등용되어 타카다 신켄의 세력을 승승장구 시키는 전설적인 군사의 일대기 입니다. 이사람의 이야기도 말 그대로 전설적이지만, 실제로 이 사람의 존재 자체가 그야말로 전설이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다시말해 가공의 인물일 것이라는 것이죠. 현재 일본 사학계에서는 이사람의 이야기는 허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하죠. 살아있던 동안 일본 최강의 다이묘였던 이 '타케다 신켄'의 말년의 이야기가 바로 그 유명한 쿠로자와 아키라의 영화 '카게 무샤'입니다. 다케다 신켄 대신 위장을 위해 그의 역할을 했던 '카게 무샤'의 이야기 입니다. 이 영화에도 유명한 '풍림화산'의 깃발이 등장합니다.

풍림화산 이란 손자병법 군쟁편에 나오는 말이라고 합니다. 손자의 팬이었던 타케다 신켄 군대의 슬로건이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에 따르면 '야마모토 칸스케'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인물의 존재자체가 부정적이라 별로 믿기지는 않네요.
뜻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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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어 보시와여.

其疾如風 달리는 것은 바람처럼 빠르게
其徐如林 움직이는 것은 숲처럼 고요하게
侵掠如火 공격하는 것은 불처럼 맹렬히
不動如山 움직이지 않는 것은 산처럼 굳건히


당연한 네 문장으로 전투의 모든것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칙인데 잘 지켜지지 않는 그런것들이죠. 비단 전투 뿐 아니라 세상 살이 전반에 다 적용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전국시대 드라마를 보다보니 역시 우리와 일본은 민족성 자체가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받아들이고 그중 정치와 생활의 중심이 된 문화가 달랐기 때문이겠죠. 말로 하는 정치만 너무 좋아하는 우리나라와 힘으로 하는 싸움만 좋아하는 일본, 4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것이 재미있습니다. 타케다 신켄이 훌륭한 군주로서 내뱉는 대사가 주로 백성을 위해, 백성들이 잘 살기위해 옆동네를 쳐야한다. 싫어도 싸워야 한다는 둥 그렇습니다. 우리하고는 사고방식자체가 다른 사람들이네요. 히데요시의 아시아 정벌 과대망상은 그가죽고 300여년후에 대동아공영이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반복되었었지요. 무서운 놈들입니다.

이런 일본사람들 나름대로는 전설적인 무사들의 이야기를 읽고 보다보면, 이순신 장군이 얼마나 대단한 분이셨는지,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우리의 무사들과 일본의 무사들은 역시 목적 자체가 다른 분들이라 느낌도 다르네요.

몇년전 Missha랑 통영에 가서 한산도도 가고, 충렬사도 들렀었는데, 또 가보고 싶네요. 일본 역사상 위대한 사무라이중 한명인 가토 키요마사, 고니시 유키나가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위대한 장군.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중국 인도까지 정벌하려는 대 망상을 1차관문에서 저지하셨죠.

다음주에 Missha님이랑 온천도 할겸해서 큐슈쪽으로 짧게 여행갈까 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일본의 성도 하나 보기로 했습니다. 오사카성, 나고야성과 함께 일본의 3대성으로 불리는 쿠마모토 성입니다. 임진왜란의 선봉인 가토 키요마사 (가등청정)의 본거지였던 곳이죠.

근데 지금 제가 뭔얘기를 하다가 뭔얘기로 끝나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이야기가 삼천포로 흘렀지만 '풍림화산'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역시 난세의 이야기가 재미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