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습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고 해서 와이프와 함께 극장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오늘이 휴일이라 조조 할인으로 사뿐하게 보고 왔습니다. 왠지 예고에 나오는 현란한 CG에 거부감도 들고해서 안보려다 감독이 브라이언 싱어라서 믿고 한번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역시 돌아올만 하다고 생각들었습니다.
시작부터 범상치않게 옛날 분위기가 나더군요. 오리지널 1편과 헤깔릴정도로 비슷한 오프닝에 여전히 가슴설레는 존 윌리암스의 음악이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슈퍼맨 오리지널 1편이 1978년 작품으로 되어있는데, 내가 이것을 본 것이 정확하게 몇살때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때인지 아닌지,
이영화가 개봉되었을때 우리동네 아이들에게 신기한 의문하나가 생겼습니다. 바로 슈퍼맨이 1초에 지구를 일곱바퀴반이나 돌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떤 광고를 누가 대충보고 한 말인거 같은데 하여튼 우리동네 아이들은 일곱바퀴반을 돌 수 있다느니 아니라느니 막 우기곤 했죠. 그래서 내가 확인해 보겠노라 어머니를 졸라 극장에서 보게 된 영화가 슈퍼맨이었습니다.
어린나이에 생각보다 영화는 지루했고, 중간에 졸기도 하며 기다리다가 마지막에 눈이 번쩍 뜨이는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슈퍼맨이 시간을 돌리려 지구를 막 뱅뱅도는 장면인데 그장면을 보자마자 또 고민이 생겼습니다. 이게 지구도는 장면은 맞는데 1초에 몇바퀴를 돌았는지 모르겠더구요. ㅎㅎ
그래서 어머니께 물어보고 해서 내린 결론이 '돌수 있다'였죠. 빛의 속도가 1초에 지구를 일곱바퀴반 돌수있는 속도이고 그보다 빨리 돌아서 시간을 거꾸로 돌렸으니 그보다 빠른것이 맞았죠.
그날 극장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갑론을박했었던 동네 아이들중 한명을 극장에서 만난것입니다. 그 친구의 어미니께서 당시에 시내 백화점에서 가게를 하셨는데, 이놈도 어머니를 졸라 슈퍼맨을 보러 온 모양입니다. 엉겹결에 어른들께서 인사도 하시고 맛있는것도 사먹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슈퍼맨 리턴즈는 저의 개인적인 그 기억만큼이나 영화도 원작의 분위기가 물씬나는 속편입니다. 속편이라기보다 스토리상으로는 외전이라고 하는게 맞겠네요. 슈퍼맨 2 의 스토리 중간쯤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라고 하는데 저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스토리가 연결은 잘 안됩니다. 모순이 너무 많이 생기는거 같아요. 그냥 따로 떨어져 외전격인 이야기라면 모를까요.
주인공이 크리스토퍼 리브와 너무 닮았습니다. 체구도 크고 비슷하고 잘생겼더군요. 물론 오리지널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이미지가 없는 신인이나 마찬가지 이구요. 아마 이친구도 크리스토퍼 리브처럼 당분간 슈퍼맨으로 살지 않을까 합니다. 이영화가 히트쳤으니까요. 계속 나오겠죠.
마지막 엔딩 크레딧올라가다가 '크리스토퍼 리브에게 이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이 올라오더군요.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슈퍼맨은 다시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렉스 루터와 함께요. 근래 본 헐리웃 영화중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