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우정의 유머중계

주말에 포항 경기가 없는 날에는 주로 집근처 10분거리에 있는 대구 월드컵 경기장에 대구 FC경기를 보러 가는 편이다. 원래 포항 경기외의 K-리그 경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대구 FC는 일단 우리 동네 팀이라는 왠지모를 애착이 있고, 또 경기가 재밋기로 소문난 팀인데다, 집에서 10분밖에 안걸리기 때문에 주말 낮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내기 딱 좋다.

대구 FC 경기가 벌어지는 월드컵 경기장에는 경기장 안에서만 들을수 있는 '방우정의 유머중계'라는 대단히 황당스럽고 웃기는 축구중계방송을 송출한다. 김제동의 스승이자 대구에서는 유명인인 이벤트 MC 방우정과 이상훈, 이 두사람이 축구 중계방송을 하는데 절대 편파적이고 절대 전문적이지 않은 재미있는 방송이다.

혼자 축구장에 가면 라디오를 듣다가 실실 웃게 되는데, 이러때면 옆사람보기가 좀 민망해진다.
이분들이 남긴 어록도 무지하게 많다. 신문선, 송재익 콤비를 능가하는 (원래 전문 개그맨이라서) 만담을 선보이는데, 예를 들면,

캐스터: 인터넷으로 듣는 분들을 위해 아까 우리 선수가 부상당한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시죠.
해설: 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캐스터: 근데 훼이종(전 대구 선수)은 대한 불교 훼이종인가요?
해설: ..... ^^;

캐스터: 꼴(골)이 나야됩니다. 골이 너무 안나고 있어요!
해설: 꼴이 나야 소도 먹이고 그럴텐데요...^^

뭐 이런식이다.

매번 이걸 들으면서 보다가 안들으면 축구경기가 허전하기 짝이없다. 지금은 이게 히트쳐서 올스타전에도 이분들이 뛰고, 다른 경기장에서 이미테이션 방송도 한다고 한다.

이분들의 엽기 방송은 인터넷으로도 생방은 물론 지난방송까지도 들을수 있다.
대구 FC 경기는 TV로 중계해 주어도 소리는 인터넷으로 듣는것이 훨씬 낫다. 일단 이분들의 축구사랑이 장난이 아니시고 (조기축구 베테랑) 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오는 데다, 전문지식은 없지만 술먹으며 친구들과 떠들며 축구보는 기분이 난다.

너무 심각한것보다 역시 축구는 즐겁고 재밋는 것이라는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대구 FC] 방우정의 유머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