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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팀에 패배는 없다?

빅조크 2006. 1. 19. 22:27

대한민국 대표팀이 소집되어 합숙훈련을 떠난지 겨우 며칠. 아드보카트 감독이 짜놓은 평가전 일정을 보니 이게 도무지 살인적인 일정이다. 프로리그를 방불케하는 혹은 그 이상의 일정이다. 불과 몇주동안 10경기라니... 시즌끝나고 집에서 달콤한 휴가를 즐기다가 (물론 개인적인 몸만들기는 계속된다)선수들이 모여서 까마득한 중동의 두바이까지 날아간 며칠. 지독한 한국의 추위를 견디며 개인훈련을 하다 냉탕에서 온탕으로 뛰어들듯 무더위의 두바이에 도착한 선수들은 시차적응은 물론 추위에 굳어있는 몸도 풀어야 한다. 동네축구도 갑자기 뛰면 다치는법, 하물며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경기는 말할 필요가 있을까. 어쨌든 우리 선수들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첫번째 전술 테스트를 위해 움추린 몸을 제대로 만들 틈도 없이 첫경기를 치르게 된다. 선수들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전술 소화와 컨디션 점검이다. 겨울 경직된 근육들은 꾸준한 운동으로 풀리기전에는 부상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구나 부상은 곧 전지훈련의 낙오를 의미한다고 감독이 공헌한 터.

이쯤되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이번의 아랍 에미레이트전은 대표소집 첫경기이자 감독의 전술 테스트, 선수들의 몸만들기 경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우리는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아침에 출근해서 어제 경기를 보았다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제 경기가 끝나고도 너무 분해서 잠이 안오더라는 것이다. 국가대표가 그따위로 경기를 해서 어떻게 독일 월드컵에서 선전을 하느냐는것이 요지였다. 그리고 대다수의 인터넷 축구 게시판의 반응도 예전보다는 다소 조심하는 편이지만 그런 의견들이 대다수다.

선수들의 사정을 이해해서 조심하는 것이 아니라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한 조심스런 반응이다. 더이상 히딩크 사정없이 씹다가 기적을 본후 머쓱해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억울하다. 코칭스탭 물론 마찬가지다.

오늘 경기는 식사로 치면 에피타이저에 비유할 수 있다. 시즌중의 아랍선수들과의 경기는 우리에게 부담스럽다. 따라서 선수들은 몸사릴수 밖에 없고 승부보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시한 전순훈련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그 훈련이란것도 성공적일 수도 있고 어제 일부분처럼 실패작일 수도 있는 것이다. 본선에는 두번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위해 우리가 무엇을 못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지난 월드컵 전의 컨페드컵을 생각해보라. 집중력 을 잃고 압박하지 않으면 5-0으로 대패할 수도, 압박을 철저히 하면 호주나 멕시코같은 강팀을 이길수도 있음을 그때 알지 않았던가. 또 칼스버그 컵, 여러 평가전을 통해 어느선수가 우리팀에 필요한지 필요없는지 잘 알지 않았던가. 이제 그 과정을 다시 시작할 뿐이다.

나도 내심 우리 동국이가 한골 넣어주길 바랬지만 그렇다고 실망하거나 비난하지도 않는다. 동국이도 어제 경기에서 박주영이나 이천수등과는 어떻게 움직이며 해나가야 하는지 더 잘 알게 되었을 것이고, 또 나는 그가 스페인에서 허겁지겁 한경기 치르고 다시 두바이로 날아간 직후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1주전까지만 해도 이틀에 한번정도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정도로 컨디션을 조절해 왔을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지난번 드러난 단점들이 얼마나 극복되어 지는지를 보는게 중요하다. 모두가 감독의 심정이 되어보자.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히딩크도 아드보카트도 사람이다. 보아야 아는 법. 선수들을 이리저리 테스트하고 훈련해보지도 않고 앉아서 도사처럼 다 알 수 있을까.

관점을 바꾸어 또다른 축구보는 재미를 찾았으면 좋겠다. 예상컨데 다음의 두경기 그리스, 핀란드전도 별반 다르지 않을것 같다. 아마 테스트는 계속되지 않을까, 이번에는 어떤 조합, 어떤 선수, 어떤 전술을 시험해 볼까, 그리고 우리 선수들에게는 어떤것이 잘 어울릴까하는 것을 나도 생각해 보는것이 이번 전지훈련에 가질수 있는 팬들의 재미 아닐까,

-bigjoke-

이번 전훈기간동안 감독및 스탭들은 오늘의 김상식이나 장학영, 공격수들의 포지션 문제등등에 관한 수많은 테스트를 반복할 것이다. 그리고 이 테스트들은 서바이벌 게임이 아니다. 한 선수가 잘 하지 못했다고 탈락하는 그런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최상의 전략과 조합을 만들어내기 위한 스탭들의 관찰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