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09 round 포항 스틸러스 vs 대전 시티즌
3게임의 부진을 씻고 오랜만에 5득점, 그것도 대전을 상대로 5득점의 골폭죽을 쏘아올리며 2위 탈환! 바람불고 추운날이었지만 포항까지 간 보람이 있었던 재미있는 경기였다.
이동국이 빠진 경기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초반부터 다득점을 해버린 포항, 확실히 엔리키와 프론티니가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프론티니가 골욕심을 좀 내며 불안한 모습을 잠시 보이기도 했지만 두선수가 그동안의 우려처럼 부도수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듯,
어쩔수없는 사정에 의해 고기구가 주전 스트라이커가 되어버렸다. 누구는 부천팬들에게도 욕먹던 별볼일 없는 선수라고 폄하하지만 역시 파리아스의 눈은 정확하다. 고기구는 현재도 제몫을 충분히 하지만 장래성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기대해 볼만한 선수다.
이동국이 빠져서인지 프론티니와 엔리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아졌다. 이동국이 황선홍보다 모자라는 점이 역시 외국인 선수를 제것으로 만드는 포용력이다. 엔리키와 프론티니는 호랑이 없는 산에 서로 왕이 되려는듯, 이러저리 종횡무진 대활약을 해냈다. 고기구와의 호흡도 무난, 앞으로의 포항 스리톱이 기대되는 경기였다.
최태욱은 교체로 출전해 제대로 활약을 해줌에도 불구하고 파리아스감독이 그를 확실히 사용하지 않는점이 의아하다. 인터뷰에서는 선수보호차원, 그리고 약간의 무릎부상때문이라고 하는데, 최태욱으로서는 빨리 경기에 나서서 진면목을 보여 월드컵에 나가야하는데 애가탈 노릇일듯하다.
오늘의 히어로는 이정호,
이정호의 기량이 물이 올랐다. 이정호는 탁월한 신체, 넘치는 의욕을 가지고 있는 포항의 미래이자 장래 대스타가 될 소질을 지니고 있는데, 오늘은 두골이나 넣는 수비수답지 않은 활약을 했다.
여전히 조그만 실수는 자주 하는편이지만 이정호가 점점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큰 재미다. 어쩌면 이정호, 조성환, 오범석 이 세명의 선수가 포항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몸을 푸는 최태욱, 하루빨리 제 컨디션을 찾아 월드컵에서 스티럴스를 대표해서 날아주기를, 그런데 집에갈때 보니까 보호자가 있음에도 본인이 직접운전하던데 그거 좋지않다.
그리고 역시 파리아스 감독은 멋있다.
포항 스틸러스를 한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만들고 있다. 실력뿐 아니라 물러서지 않는 재미있는 축구까지, 어느팀의 말뿐인 공격축구인 3류축구와는 질이 다르다.
물론 5골이나 주고도 4골을 먹은 것은 아쉽지만 파리아스 감독 말마따나 축구는 적게 먹는팀이 이기는 경기가 아니라 많이 넣은 팀이 이기는 경기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
홍명보 코치는 여전히 포항에서 인기스타다. 조성환을 유심히 보았을지. 어쩌면 이정호의 깜짝 대표발탁?
[bigjoke]